마늘을 심는 이유
마늘은 시월 말에 심어서 그 다음 해 유월말에 수확을 하니 밭을 오래도록 차지하는 셈이다.
밭이 그리 크지 않은 나로서는 다른 작물을 심기 힘들기 때문에 마늘을 심지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사오기 전 집 주인이 심어 놓은 마늘이 심겨진 상태로 집을 구매했고 덕분에 마늘이 자라는 과정을 의도치 않게 체험 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옆집 아주머니가 지나 가시다 '쫑 뽑아야지'
답답한듯 말씀해 주셔서 나의 첫 농사 작업이 시작되었다.
마늘쫑을 마트에서 사서 먹어보기만 했지 마늘대 사이로 쫑이 숨겨져 있고 그것을 고도의 기술로 뽑아내야지만 온전한 마늘쫑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난생 처음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수확한 마늘 쫑은 옆집을 나눠주고도 냉장고에 넣어 두고 일주일을 넘게 먹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마늘 쫑과는 사뭇 다른 식감에
매료되어 며칠을 다른 반찬을 할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
그 해 가을 주저할 것도 없이 남겨둔 마늘 씨로 첫번째 마늘 농사를 시도했다.
마늘이 아니라 마늘쫑을 먹을 요량으로..
마늘은 월동 작물이라 겨울동안 짚으로 덮어 두어야하고 봄이 되면 걷어 내고 중간중간 비료도 줘야하는등 초보 농부로서는 부담이 되는 작물이다.
게다가 밭의 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작물을 심을 곳이 마땅치 않다. 다음 해에는 안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신선한 마늘 쫑의 아삭하면서도 야들거리는 식감을 잊을 수가 없어서 지난 가을 두번째 마늘 농사가 시작되었다.
마늘 쫑은 마늘 수확 한달 전 쯤 뽑아 주어야 해서 지난주에 설레는 마음으로 수확했다.
아마도 올 가을에도 기꺼이 마늘 밭을 일구고 있을 것이다.

마늘쫑 삼겹살 볶음
막 뽑은 마늘쫑은 야들야들해서 오래 볶지 않아도 된다.
1 삼겹살을 한입크기로 썰어서 앞뒤로 익힌다.
2 오센티길이로 자른 마늘쫑을 삼겹살과 함께 볶는다.
3 마지막에 굴소스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준다.
밥에 얹어주면 마늘쫑 삼겹살 덮밥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