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의 농수로와의 사이에 사용해도 되는 약간의 국유지가 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넘치기도 하고 농사가 잘 되는 땅은 아니어서 철 마다 꽃씨를 뿌려 꽃밭을 만들었다.
요즘은 월동을 한 양귀비와 4월에 씨를 뿌린 메밀꽃이 한창이다.
씨를 따로 뿌리지 않아도 집안 곳곳에는 코스모스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자라서
그냥 두면 온 정원을 다 차지 할 기세다.
한들한들 코스모스가 슬슬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하얀 메밀꽃은 무척 로맨틱해서 정원이 생기면 꼭 심어보고 싶은 꽃중의 하나였다.
이사오자 마자 때를 기다렸다가 메밀씨를 뿌렸었다.
하지만 꽃이 피어서 즐기기도 전에 폭우가 쏟아져 메밀이 다 쓰러져 버렸던 아픈 기억이 있다.
메밀은 대가 약해서 잘 쓰러지기 때문에 밀식해야 한다. 올해는 밀식하기도 했고 중간중간 싹이 튼 코스모스를 뽑지 않고 두었더니 지지대역할을 해주었다. 삼 일동안 비가 왔는데도 꼿꼿히 잘 버텨주었다.
양귀비와 코스모스의 생명력에 비해
메밀은 때 맞춰 씨를 뿌려줘야 볼 수 있는 수고를 필요로 하지만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순수한 매력때문에 점점 양을 늘려가고 있다.

메밀은 봄 가을로 씨를 뿌리고 거둘 수 있는 작물이라 나의 꽃밭에서는 메밀꽃을 꽤 오래 즐길수가 있다.
그동안은 꽃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메밀을 심었기 때문에 씨앗을 얻기 위해 약간의 메밀만 수확했었다.
메밀을 차로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올 봄에는 꽃이 지고 난 후 메밀을 수확해서 메밀차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메밀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더운 여름철 열을 식히기에 좋다.
루틴이라는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혈관에 좋고 당뇨에도 아주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눈에 담기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메밀을
가을에는 좀 더 심어서 새싹은 비밤밥을 해먹고 씨앗은 차도 만들고,
가루를 내어 부침개를 만들어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니 벌써 가을 메밀 파종시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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