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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15

가지튀김 비료를 잘 줘서인지 가지가 너무 많이 열렸다고 여름내내 옆집언니는 팔뚝만한 가지를 심심치 않게 따다 주셨다. 가지덮밥, 가지나물, 가지 파스타 가지가지 해먹고 말리고도 냉장고에는 늘 가지가 있다. 이번 추석에는 늘 도전해 보고 싶었던 가지튀김을 사람들이 모인김에 만들어 보았다. 가지를 감자칼로 얇게 저민다. 간돼지고기에 파, 마늘, 맛술, 소금, 후추를 넣고 반죽한것을 얇게 저민 가지에 조금씩 펴 바른다. 돌돌 예쁘게 만다. 튀김반죽에 푹 담근다. 적당이 튀겨지면 건져서 식혔다가 한번더 튀겨주면 바삭한 튀김이 된다. 잘 튀겨진 가지튀김은 모양도 예쁘고 고기가 들어가서 한끼식사로도 훌륭하다. 청양고추를 넣은 매콤한 양념간장에 살짝 찍어서 상추에 싸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다. 전라도 광주지역엔 튀김을 상.. 2023. 10. 10.
길냥이 입양기 5 지난 봄부터 밥을 먹으러 오던 페퍼를 결국 입양하였다. 인연인가 보다. 다른 냥이들은 밥만 먹고 도망가기 일쑤여서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인데 페퍼는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왔고 때론 퇴근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던 녀석을 현관앞에서 키우기로 하고 집과 밥자리를 마련해 주었더니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어느날 밤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페퍼가 없었다. 씨씨티비를 확인했더니 사납게 달려드는 낯선 고양이에게 쫒겨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다음날 아침에 페퍼는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았다. 해질무렵 온동네를 이름을 부르며 찾아다녔는데 찾지를 못했다. 속상한 마음에 다시 돌아오면 집으로 들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녀석은 다음날 아침 나타나서는 허겁지겁 밥을 먹었.. 2023. 9. 30.
가을엔 바그다드 강화 최초 로스터리 카페 주소: 선원면 연리 215-4 전화번호 : 032-932-2155 강화에 처음 다니기 시작하던 십여년 전 강화에는 지금처럼 카페가 많지 않았다. 핸드드립커피를 하는 곳은 더군다나 별로 없었는데 커피 맛있기로 유명했던 바그다드와 헤밍웨이는 주말마다 강화에 오는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들어앉은 목조건물인 바그다드는 내가 강화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 때론 그 이름만으로 많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있는데 바그다드가 그렇다. 설레며 찾아가던 곳에서 이제는 정겨운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강화처럼 바그다드는 일주일간의 피로를 풀어주던 장소에서 일상을 함께 하는 곳이 되었다. 가을이다. 바그다드는 가을에 정말 좋다.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면 가슴에 가을이 스민다. 구석.. 2023. 9. 26.
곤드레꽃 봄에 곤드레잎을 따서 나물을 맛있게 해먹고 씨를 받아 볼 요량으로 그대로 두고 키웠더니 눈호강을 시켜준다. 곤드레는 엉컹퀴과라고 하는데 보라색 앙증맞은 꽃이 활짝 피니 정원의 어느 꽃 못지않게 예쁘다. 차공부를 하고 계시는 옆집 언니가 찻상을 꾸밀 꽃을 따러 오셨다가 곤드레꽃만 한아름 따가셨다. 가시가 있고 꺽으면 진이 나와서 장갑을 끼고 수확을 해야한다. 봄에 뒷집 할머니가 주신 곤드레 덕분에 봄에는 맛있는 나물 가을엔 신비로운 꽃으로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누렸다. 씨를 잘 받아서 곤드레 밭을 만들어 봐야겠다. 2023.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