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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길냥이vs집냥이

by gardengrace 2023. 9. 1.

이사 온 이후로 집 뒤쪽에 길냥이 밥자리를 마련해서 밥을 주고 있는데 지난 봄부터 퇴근 시간에 맞춰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녀석이 있었다.
말을 걸듯 야옹거리며 애교 섞인 몸짓을 하는 녀석은 자세히 보니 꼬리가 말려있었다.
꼬리가 말린 상태로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다른냥이들보다 신경이 더 쓰였다.
여름동안 보이질 않아서 걱정을 하던 차에 녀석이 나타났다.
밥자리에 밥이 늘 가득차 있었는데 비쩍 마른 걸 보니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


아침 저녁으로 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녀석에게 정이 가서 '페퍼'라고 이름지어 주었다.
녀석도 밥을 먹고 돌아가지 않고 바닥에 뒹굴며 애교를 떠는 모습이 더 안쓰러워서 편하게 와서 밥도 먹고 우리집 정원을 집 삼아 살았으면 싶은데 우리집냥이들이 달가워하지 않을게 분명해서 걱정이 앞섰다.

어느날 아침 시끄러워 내다보니 키키가 페퍼를 쫒아내고 있었다.
예전에는 키키가 나타나면 쏜살같이 도망치던 녀석이 그새 컸는지 나를 믿고 그러는지 도망가지 않고 키키와 마주 앉아 오래도록 버텼다.
마치 나도 여기 살고 싶다고 시위라도 하는듯


키키는 중성화 수술을 했지만 수컷이라 다른 냥이들이 얼씬 못하도록 늘 집을 지킨다.

당분간 키키는 아침 일찍 볼일을 보고 들어오면 더이상 나가지 못하게 문을 닫고 감금 아닌 감금 상태로 집에 갇히게 되었다.
모두의 평화를 위해서

코코는 수컷들에게 공격을 당한적이 있어서 수컷들을 싫어하지만 다른 암고양이들과는 잘 지내는 편이다.
페퍼에게도 처음엔 으르렁댔지만 페퍼가 아직 어리고 약한 상태라 크게 싸우지는 않는 것 같다.


정원에 길냥이들 집을 마련하고 맘편히 쉴 수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우리집냥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집에 살고 싶은 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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